기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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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대학의 기부문화 ① 스탠퍼드 대학교

해외대학의 기부문화 스탠퍼드 대학교

스탠퍼드 대학교 나이트-헤네시 장학 프로그램

 

    지난해 자신이 가진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자는 기빙 플레지 (Giving Pledge)’ 캠페인에 전 세계 부호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더 이상 슈퍼리치들의 이미지 쌓기를 위한 수단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분야에 가장 많은 기부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교육이다. 기부를 가장 많이 하는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2018명이 교육 분야에 자신들의 기부금을 사용하고 있을 만큼 교육은 인류의 미래를 책임지는 가장 확실한 투자처인 것이다. 해마다 타임즈가 미국 대학의 기부금 순위를 발표하는 이유도 대학의 순위를 결정하는 요소 중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이 동문들의 평균 기부 총액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리더의 기준을 제시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2016년도에는 미국 최고의 대학 중 하나인 스탠퍼드 대학에 의미 있는 장학 프로그램이 설립되었다. 바로 약 4,800억 원의 장학기금을 기부한 나이키 공동 창업주 필립 나이트(Philip H. Knight)와 스탠퍼드 대학의 10대 총장 존 헤네시(John L. Hennessy)의 성을 본뜬 나이트-헤네시 장학 프로그램(Knight-Hennessy Scholars Program)’이다. 75,000만 달러(8,700억 원)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설립된 이 프로그램은 전액 기부금으로 운영되며, 단일 장학 프로그램 중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나이트-헤네시 장학 프로그램은 그 규모만큼이나 지원 범위와 방향성 또한 최상의 수준을 지향한다. 전 세계의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인류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 수 있는 진정한 글로벌 리더의 육성을 목표로 한다. 이런 이유로 다양한 배경과 국적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출발점이다. 지원자격은 최소 3년의 학부과정을 수료하고 출신 대학에서 공식적으로 추천을 받은 학생 중 리더십과 헌신적인 태도로 모범이 되는 학생을 매년 100명씩 선정한다. 또한 나이트-헤네시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스탠퍼드 대학의 대학원 과정에 합격한 학생은 석사 또는 박사학위 수료까지 만 3년 간 장학금 지원을 받게 되며, 글로벌 리더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정규 대학원 과정 이외에도 리더십과 혁신 등의 다양한 교육을 추가적으로 받게 된다.

 

인류의 당면과제를 풀기 위해 경계를 허물다

미국 대학에 기부된 개인 기부금 중 최고 금액을 기록한 필립 나이트의 기부는 헤네시 총장의 재임시절 업적과 교육철학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되었다. 재임기간 내내 중요한 범세계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대규모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진행한 일이 많았던 헤네시 총장은 여러 분야의 학문을 하나로 융합하는 교육을 강조해 왔다. 또한 그는 건강, 국제학, 환경과학 등 학과 간 교류를 정례화 하고 이들을 통합하는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개척해 왔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바 있는 필립 나이트는 이러한 헤네시 총장의 리더 양성 철학이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많은 사람들과 논의되고 정책화 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선뜻 기부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임을 다 하는 부(), 기부

세계 벤처 산업의 중심은 실리콘밸리다. 그리고 실리콘밸리를 뒷받침하고 있는 원동력은 바로 스탠퍼드 대학이다. 실리콘밸리 태동기의 대표적인 기업인 휴렛패커드가 구상된 곳이자, 구글의 창업자 두 사람이 박사학위 논문을 쓰다가 검색 알고리즘을 발명한 곳이 바로 스탠퍼드다. 그들에게 스탠퍼드가 대학 그 이상의 의미일 수밖에 없는 이유, 그것은 최고의 교육·연구기관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네트워크를 생성해 주는 이러한 훌륭한 장학제도들이 있기 때문이다.

스탠퍼드의 한 해 예산은 55억 달러(62,000억 원) 정도이며, 지금까지의 누적 발전기금만 222억 달러(254,000억 원)에 이른다. 지금도 매년 8억 달러(9,000억 원) 정도의 기부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아직 비정기적인 기부자들이 많은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에서는 부의 원천을 개인의 역량이 아닌 사회 시스템의 혜택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사회에 빚을 지고 있다는 일종의 부채의식책임을 다하는 부(Responsible Wealth)’에 대한 인식이 기부를 통해 병원을 짓고, 학교와 도서관을 건립하는 재정의 원천인 것이다.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나이트-헤네시 장학 프로그램 역시 스탠퍼드만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환경을 바탕으로 각국 정부, 기업, 비영리단체 등의 다양한 조직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미래의 또 다른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리더를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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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신애·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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