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책 한 권 심으실래요?

학술정보지원팀 김휘출 팀장, 이병대 과장

지난 3월, 백남학술정보관은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후배사랑 십시일권’. 한양인이라면 어딘가 익숙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한양에 널리 퍼진 ‘십시일밥’ 캠페인이 있기 때문이다. “‘십시일밥’이라는 캠페인이 호응이 좋아서 그 제목에서 빌려왔습니다. 작년에 들어서 도서관 예산도 많이 줄어들었고, 우리도 뭔가 자구책을 찾아야겠다는 취지로 시작이 됐죠. 특히 ‘후배사랑 십시일권’ 캠페인은 선배들이 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책 한 권이라도 사볼 수 있는 기부금을 모아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나눠줘서 기분 좋고, 또 후배들은 선배들의 정성을 받는 서로 좋은 면이 있을테니까요.”

국내 최초 기념일 도서 기부

한 발자국 다가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책’을 전하고 싶다면 여기에 주목해보자. ‘후배사랑 십시일권’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기념일도서 기부’다. 해외 대학들은 이미 활성화 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이런 프로그램이 없다. ‘최초’인 셈이다. 생일, 입학, 졸업, 취업, 결혼 등 기념일에 10만 원을 기부하면, 기부자가 지정한 도서를 도서관에서 구입한 후 북플레이트(장서표)를 부착하여 전시하고 기부자에게는 도서기부증서가 발송된다. 두 번째는 ‘사이버 문고’이다. 500만 원 이상 기부 시 개인이나 단체 명의로 백남학술정보관 홈페이지에 사이버 문고를 게시한다. 홈페이지에 기부자의 약력을 게시하고, 그 기부금으로 구입한 도서 리스트까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홈페이지 개인 문고 같은 개념이다. 세 번째는 모금함과 저금통을 통한 기부이다. 백남학술정보관에 설치된 대형 모금함에 기부를 하거나 작은 저금통을 배부 받아 소액이라도 기부를 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모든 기부가 다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지만, 도서관은 연고가 없다는 것이 한계점입니다. 보통 동문들이 출신 학과에 대한 장학금 쪽으로 기부를 많이 해주시는데, 도서관은 연고가 따로 없다보니 아쉬운 부분이 있죠. 도서관은 학과 불문하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니, 이번 캠페인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병대 과장은 도서관에 대한 기부금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렇게 십시일반 모인 기부금은 어떻게 사용될까? “일단 가장 중점적으로는 도서 기금으로 사용이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개교 100주년 정도를 생각하는데, 도서관 신축 기금으로 사용을 할 예정입니다. 현재로서는 도서 기금에 초점을 둔 소액 모금을 중점으로 운영을 할 것입니다.” 이 과장은 향후 기부금 용도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책’

후배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책’으로 표현했으면…

 

 

‘후배사랑 십시일권’ 캠페인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준비는 다 마쳤다. 이제 발로 뛸 차례만 남았다. “이번 캠페인은 작게 기부를 하면서도 자기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의미가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자녀가 입학을 했다면 나무를 심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나무를 심을 공간도 없고……. 나무를 심는 대신 ‘책 한 권 심는다.’면 얼마나 뜻 깊을까요?” 김 팀장은 평소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생각을 속 시원히 밝혔다. 예를 들어 실제로 입학을 했을 경우, 뭔가를 하고 싶은데 특별히 무엇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이럴 때 기념일을 뜻 깊게 보내기 위해 흔적을 남긴다면, 시간이 지나서도 나의 발자취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과장은 “자식이 공부한다고 하면 책 안 사주는 부모는 없잖아요? 책은 또 아무리 많아도 나쁠 게 없고, 많을수록 좋은 것이 책이니까요. 모든 기부가 다 의미 있지만 ‘책’으로 하는 기부는 참 아름답고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졸업을 하게 되면, 새삼 도서관의 고마움을 깨닫게 된다. 별 생각 없이 편리하게 이용했던 도서관의 시설과 수많은 책 그리고 자료들. 시간이 지나면 도서관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날이 오곤 한다. 후배에 대한 사랑을, 그리고 도서관에 대한 고마움을 ‘사랑의 책 한 권’으로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십시일반의 힘으로 ‘사랑의 실천’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시기가 찾아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