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난 2011년부터 정치외교학과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이경석장학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94학번 이경석은 대학 재학 때도 그랬지만, 졸업 후에도 항상 자기보다 우리를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자신을 돌보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살아오다 일찍 세상을 떠나야 했던 이경석을 생전 더 잘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과 더불어 그가 학교와 사회를 위해 해온 일들과 그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이경석을 잊지 않기 위해 장학회를 만들었습니다. 이경석 장학회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학생회 등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정외과 행사 등을 통해 후배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도 갖고 있는데요. 이러한 모임을 통해 후배들과 ‘정외인’으로서의 유대감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Q. 장학기금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나요?

개인적인 인연을 짧게 말씀드리면, 제가 정외과 학생회장이었을 때 경석이가 부학생회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장학회 초창기에는 이경석과 함께 학생회 활동을 했던 선후배와 동기들을 중심으로 장학금을 모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은 초창기 장학금을 받았던 후배들이 사회에 나가 정기 후원하는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경석장학회는 정치외교학과 출신의 평범한 생활인들이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기금을 모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저희 기부자중에는 특별한 분도 계신데요. 바로 전 통일부장관을 지내신 홍용표 정치외교학과 교수님이십니다. 장학회 초기부터 기부에 동참하셨는데, 결혼식 주례를 자주 서시는 교수님께서 그 사례비를 모두 모아 장학회에 기부하고 계십니다.

Q. 정치외교학과 동문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마련한 기금으로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을 기부해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를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경석장학회는 지난 11년간 52명의 정치외교학과 후배들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지원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지급액은 1억 원이 조금 넘습니다. 특히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갑작스럽게 어려움에 처한 후배들을 돕기 위해 특별장학금을 모금했고, 지난해 14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도움의 손길을 전했습니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나고 장학생이 늘면서 이경석을 기억하는 사람들 또한 더욱 늘어나는 것 같아 장학회를 만든 의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학과 재학생들이 이경석장학회와 같이 평범한 동문 선배들이 모여 10년 이상 꾸준히 장학금을 지급하는 장학회는 보기 드물다며 우리 학과의 자랑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새삼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모두 이경석덕분이지요.

Q. 꾸준히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는 한양대학교를 보는 기분은 어떤가요?

한양인은 사회 구석구석 어디에든 어떤 위치에든 있고, 그곳에서 각자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때로는 가까이 있는 동문에게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동문소식을 들으면 왠지 모를 자부심이 들기도 합니다. 한양인은 이미 어느 대학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대한민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한데, 앞으로 이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졸업생들의 자부심 또한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겠죠.

Q. 현재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기부문화가 존재합니다. 국내 기부문화가 보다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거창하게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를 얘기할 위치에 있지는 않습니다만, 최근 기부단체의 잘못된 운영에 대한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기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지는 않을까 다소 우려스럽습니다. 기부에 대한 불신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이경석장학회도 기부 조직을 처음 만들었을 때 가졌던 목적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오랫동안 좋은 일들을 계속 이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정치외교학과 선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선후배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으로 이경석장학회가 첫 장학금을 지급한 지 이제 곧 12년이 됩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뜻을 모아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이경석장학회가 선후배가 함께하며 서로 돕고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도움 부탁드

립니다. 우리 이경석장학회 회원들도 장학회를 처음 만들었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어렵지만 자신과 정외과를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후배들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도록 새롭게 각오를 다져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