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난해 10월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발전을 위해 500만 원을 기부하셨어요.

지난해 6월 검사 퇴직 후 8월 변호사로 새로운 법조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법조 인생 1막이 끝난 셈인데, 돌아보니 검사로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여러 원천 중 하나가 한양법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창 시절 장학금과 고시반 등을 통해 많은 지원을 받았고, 법조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이사장님과 총장님, 선후배 등 모교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자연스럽게 학교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왕이면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정했습니다. 퇴직금과 변호사 첫 수입 중 일부는 학교에, 일부는 공익단체에 각각 기부했습니다.

Q. 현재 법과대학 운영 자문교수이자 위원장을 맡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법조 생활의 1막이 성과를 목표로 했다면, 2막은 후배들에게 뭔가 돌려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해 자문교수를 수락했습니다. 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 의견을 제시하고, 특강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제가 이번에 기부를 결심한 데에는 법대 동문들이 기부에 좀 더 관심을 갖고, 김앤장에 있는 우리 동문들이 소액이라도 꾸준히 기부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기부에 참여했고요. 동문들을 위해 여러 활동을 펼치고 후배들에게 지식과 조언 등을 전하고 학교 발전에 기여하는 것도 기부의 일환이라고 생각해 이러한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려고 합니다.

Q. 예전에도 기부와 나눔 활동에 참여하신 경험이 있나요?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적은 액수이지만 15년 이상 어린이재단에 꾸준히 기부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부금만 조금씩 내다가 나중에는 특정 어린이를 후원했어요. 또 2005년에 법무부에서 인권국을 설립할 때 창립멤버로 가서 근무했는데요. 그때 여러 인권단체와 일하면서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등 글로벌 단체에도 소액기부를 했습니다.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부를 어렵게 생각하고 특별한 사람만 한다는 인식을 없애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적은 금액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렸으면 해요. 더불어 기부금 운영도 더 투명하게 이루어져야겠지요. 크든 작든 자기가 낸 기부금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Q. 변호사님께서 평소 가지고 계신 기부와 나눔 활동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저는 세금이나 공과금을 내듯이 기부도 당연하게 여기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100만 원을 버는 사람이든 100억 원을 버는 사람이든 수입의 1%를 기부한다면 액수의 차이는 크겠지만 1% 기부라는 건 똑같습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수입의 5%를 기부하는 사람과 큰돈을 벌어도 단 1%도 기부하지 않는 사람이 있지요. 그런 차원에서 기부 액수가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액이라도 수입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부가 문화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가 사회적으로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Q. 앞으로 변호사로서 또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신입 변호사로서 많이 배우려 합니다. 검사로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지만, 변호사 업무는 또 다를 테니까요. 10년 정도 열심히 경험을 쌓고 공부도 좀 더 하고 싶습니다. 또 각 분야의 다양한 지식인과 멘토들을 만나 좋은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의 법조 인생 2막을 더욱 가치 있게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꿈이 있다면, 10년 후쯤 공익법인을 만드는 거예요. 이를 통해 신입 법조인들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하고 싶습니다. 법조인으로서 인문학적·철학적 상식과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또 이해타산과 권력에 흔들리지 않는 불변의 가치 등을 배울 수 있도록 말이죠.

Q. 변호사님께 ‘한양’은 어떤 의미인가요?

제게 한양은 자신감의 원천입니다. 한양대에 입학했을 때부터 학교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을 잃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습니다. 내가 일류가 되고 뛰어난 사람이 되면 학교는 자동적으로 일류가 됩니다. 많은 동문이 사회 각 분야에서 일류 반열에 오른 만큼 학교에 대해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많은 한양인이 자신감을 가지고 더 큰 발전을 위해 도전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