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인재들이 이 땅의 미래를 이끌길

가을이 시작되던 10월의 어느 날, 변리사반을 위한 장학기금 전달식에 참석하기 위해 강명구 변리사가 학교를 방문했다. 강명구 변리사가 졸업한 후 어언 50년 만에 방문한 캠퍼스는 발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제가 화학공학과 59학번인데,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멋지게 발전한 대학 교정을 보니 감회가 매우 남다릅니다. 모교의 발전을 지켜보며 대단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긴 시간에 걸쳐 한양이 성장해온 만큼 우리 산업도 급격한 발전을 이루며 고도화됐다. 그만큼 변리사로서 역할과 필요성이 중요시 되었고 앞으로도 변리사의 역할은 모든 산업 영역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명구 변리사 역시 공부의 끈을놓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며 산업의 발전에 발맞추어 왔다. 노력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걸어온 지난 60년. 다음 세대의변리사로서 준비 중인 후배들에 대해 강명구 변리사의 마음은각별할 수밖에 없다.

“변리사라는 직업은 대한민국 기술 발전에 기여합니다. 조국이 발전해야 개인도 발전하는 법이죠. 우리 모교의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변리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서, 훌륭한 변리사가 될 수 있도록 정신적, 물질적 도움을 주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강명구 변리사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조용히 남들 모르게 기부와 나눔을 실천해왔다. 누군가가 아는 것이 겸연쩍고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겸손한 마음을 전했다. 강명구 변리사에게 기부는 거창한 일이 아니다. 그저 나누고 베풀어 가며 더불어 살아가야 성장할 수 있다는 평소 소신에 따른 실천이었다.

“원래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조용히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고향이 충남이어서 보령향우회를 통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기부를 실천해왔으나 이 역시도 그동안 알리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졸업 후 변리사의 길을 선택해 활약하면서 한양대학교에 대해 항상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기회가 되면 꼭 그 빚을 갚겠다는 결심으로 평생 한길을 최선을 다해 걸어왔다. 이제라도 모교에 되돌려 줄 수 있게 되어 한결 마음이 가볍다고 기부의 소회를 밝혔다.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걸어온 길

강명구 변리사는 제2회 변리사 시험을 합격했다. 전쟁 이후 재건의 출발선에 있던 1960년대, 산업화의 태동기였던 당시는 특허와 지식재산권에 대한 기틀이 마련되지 않은 시기였다. 특허국(현 특허청)으로부터 8개월간 국비연수생으로 파견을 다녀온이후 치러진 변리사 시험에서 단 8명의 합격자가 나왔고 그 중 최연소 합격자가 강명구 변리사였다. 2021년 기준 매년 평균 200명의 합격자가 배출되고 있으며, 2003년 한양대 변리사반 설립 이래로 한양인 누적 합격자가 400명에 이르는 등 매우 전도유망한 전문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강명구 변리사가 합격했던 당시로선 매우 희소한 직업이었다.

“우리나라는 전쟁 직후 참 어려운 시기를 지났습니다. 많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유래없는 발전을 이룩한 나라이죠. 하지만 60년대 당시만 해도 대한민국 산업은 1차 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기술력도 매우 낮은 상황이었습니다. 산업재산권, 지식재산권에 대해서는 개념도 인식도 거의 전무했다고 보아야 했죠.”

강 변리사는 전쟁 이후 잿더미나 다름없는 조국의 상황에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관해 고민이 깊었다. 특허국의 국비 연수생으로 발탁된 이후 기초 과학 분야 뿐만 아니라 산업 기술에서도 우리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발전한 일본과 비교하니 더욱 변리사로서의 사명을 깊게 인식하게 됐다.

“산업 현장에서 기술 발전을 위해 직접 일할 수도 있었고, 교편을 잡을 기회도 있었지요. 하지만 변리사의 길로 발을 디뎠고, 대한민국 기술 보호를 위해 일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걸어온 지 반 백 년을 넘기게 되었네요.”

산업재산권 및 지식재산권 분쟁을 담당하며 특허 출원을 담당하는 변리사는 클라이언트의 아이디어나 기술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산업은 다변화되고 세밀해지고 있어 고도의 이해와 관련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변리사는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기술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이해도가 필요한 까닭에 공과대학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강 변리사는 오늘까지도 기술 지식을 습득하고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마이크로소프트, DELL, 까르띠에, 오메가 등 해외 유명 기업을 포함한 10,000여 곳의 해외 기업 클라이언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는 변리사에게 있어 외국어 역량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처음 변리사를 할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60년의 세월동안 한결같은 자세를 유지하며 현역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남들과는 결이 다른 강 변리사의 성실함에 대한 증거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성실이야 말로 가장 기본이자 최고의 덕목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자만하지 않고 본인의 부족함을 생각하면서 노력하는 것이 곧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하죠. 이것이 배움의 끈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든을 넘은 고령의 나이에도 매일 원어로 된 책을 읽고 영어 단어를 사전으로 찾아가며 배우는 생활은 오랜 세월 몸에 밴 습관이다. 자택에서 회사가 위치한 광화문까지 버스와 도보로 이동하고 화려하게 과시하는 삶 대신 단정하고 소탈한 삶을 살아온 강명구 변리사는 성실함으로 갈고 닦은 깊은 내공과 젊은 마음가짐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다.

꼭 필요한 인재로 살아가길

변리사반은 한양대학교의 대표적인 고시반 중 하나다. 2003년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많은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는 만큼 학구열 또한 매우 뜨겁다. 실용학문을 통한 주도적인 인재양성에 앞장서 온 한양의 교육 방침은 유능한 변리사를 배출하는 큰 힘이 됐다. 한양 공대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가진 만큼 강명구 변리사는 한양에서 더 실력 있는 변리사가 배출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의 노력뿐만 아니라 꾸준한 성실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살면서 만날 수 있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어요. 첫째는 있으나마나 한 사람, 또 하나는 있어서는 안 될 사람, 나머지 하나는 꼭 필요한 사람이죠. 60년 동안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항상 어디를 가든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것을 당부합니다.”

세상의 변화에 도태되지 않고 시대에 맞는 인재로서 자신을 갈고 닦을 때 보다 더 먼 길을, 큰 뜻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말이다. 인생의 선배이자 변리사로서 한 길을 지켜온 강명구 변리사에게 한양의 학생들을 향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변리사를 준비하는 수험 생활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도전 속에서 그만큼 보람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한양대학교 학생들은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거친 바람을 견뎌낸 열매가 달콤한 법이다. 과거의 노력에 머물지 않고 매일을 새롭게 정진하는 강명구 변리사는 가치 있는 삶을 만드는 명료한 방식을 일깨워준다. 그의 나눔과 바람을 따라 오늘도 한양의 불빛은 늦은 밤까지 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