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로 전하는 사랑의 실천

최임식 동문(법대고시반82동기회 ‘법송회’ 대표)

지난 7월 15일, 재학 당시 모교에서 입은 은혜에 보답하고자 82학번 선배들이 30여년 만에 모교를 방문했다. 바로 법대고시반82동기회인 ‘법송회’ 동문들이다. 5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쾌척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받았던 것에 비하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밝힌 최임식 동문(법학·82)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학교에 대한 사랑과 긍지를 엿볼 수 있었다.

(왼쪽부터) 정병각 신한은행 한양대지점장, 최임식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장, 박희승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장, 이영무 총장, 정석균 정책학과 교수 

 

Q1. 먼저 모교에 발전기금을 쾌척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벌써 입학하신지 3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요. 지난 달 발전기금 전달식을 통해 오랜만에 학교를 방문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입학한지 33년이 지났다니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이번에 학교에 와보니 외형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바뀌었지만, 한양인의 맥박은 그대로 살아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우리는 ‘실용학풍’을 배웠어요. 곳곳에서 우리 모교의 실용학풍의 온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Q2. 이번에 법대고시반82동기회 ‘법송회’를 통해 5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약정해주셨습니다. 어떻게 기금을 모으게 되셨는지 그 과정과 기부를 결심하시게 된 계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저희들은 대학을 다닐 때 등록금을 내지 않았고, 더군다나 학교의 은혜를 받아서 학비까지 지원 받아가며 공부 했어요. 그래서 어떤 친구들은 학교의 지원이 큰 동기가 돼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고, 뜻한 바를 이루어서 법조계에 진출한 친구도 있고 다른 길을 간 친구도 있지요. ‘수구초심’, ‘반포지효’ 그런 말처럼 사회에서 각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학교에 신세졌던 등록금을 내서 도움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뜻을 모아 등록금을 다시 내자고 하여 기금을 모으게 됐습니다.

Q3. 총 8분이 이번 기부금 조성에 참여해주셨는데, 이 제안을 처음 하신 분은 어느 분이셨나요? 다른 동문분들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A.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웃음) 각자 경제적인 상황은 다르긴 하나 그 뜻은 같기 때문에 다들 흔쾌히 동참해주었습니다.

Q4. 법송회를 대표하여 기부를 하시게 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선 부끄럽습니다. 우리가 받은 혜택, 은혜에 비해서는 금액이 크지도 않고……. 이보다 더 큰 금액을 성실하게,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동문들이 많을 텐데, 저희는 늦게 시작했죠. 이번 발전기금 전달식에서 저희가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게 총장님께서 환영해주셔서 더욱 감사했습니다. 어쨌든 이 작은 출발이 다른 동문들에게 큰 계기가 돼서 사랑의 불씨가 되었으면 합니다. 덧붙여 제가 생각하기에 명문학교는 우리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많이 주는 학교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후배들에 대한 사랑을 전하는 길 아닐까요?

Q5. 평소 기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는 이번에 기부를 하면서 기부에 관해 든 생각이 있다면?

A.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처럼 다 가져갈 수 없지 않습니까? 사회에서 활동하면서 축적한 자원을 어떻게 할지는 본인들의 선택인데, 기부란 것은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기부를 하면서 느낀 것은 내 스스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간의 원천적인 감정인 ‘사랑’을 실천하니까 아무래도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습니다. 우리 교훈대로 사랑을 실천한 것이죠.

Q6.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후배들의 눈부신 발전이 아주 뿌듯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양인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학업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에 나가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한양인으로서의 긍지를 꼭 가져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사회에 나가면 치열한 경쟁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설령 잠시 실패할 수 있다 하더라도 모교에서 배운 ‘실용학풍’이나 ‘사랑의 실천’ 이런 정신들을 가지고 끝까지 해내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