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명예 졸업장을 수여받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말씀부탁드립니다.

미국에서 한양인을 우연히 만나면 반가움을 이로 말할 수가 없어요. 한양에서의 추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추억을 함께할 때면 늘 내 마음속에는 한양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를 다 마치지 못한 채 미국으로 건너갔음에도 오랜 시간 미국 사회에서 실천한 여러 활동을 의미 있게 생각해 주시고 명예 졸업장을 주신 한양대학교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를 기억해 주시고 한인 사회에서의 여러 활동을 높이 평가하여 주신 졸업장이니만큼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지요. 모교에 방문한 것도 무척 오랜만인데 몰라보게 달라진 캠퍼스의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고 흐뭇합니다.

Q. 1974년도부터 미국에 정착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이민하게 되셨나요?

대학 2년 만에 학업을 중단하고 이후 미8군에 소속된 미사일기지에서 타이피스트로 근무하던 중 당시 직속 한국인 매니저님이 저의 경력 등을 살펴보시고는 유학을 가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선뜻 제의해 주셨어요. 제가 일하는 모습이나 여려 경력을 보고 높이

평가해 주셨던 것 같아요. 건사해야 할 가족들이 있던 지라 고민이 깊었는데 제의해 주셨던 매니저님께서 ‘여기서 근무하면 돈은 벌겠지만 장래를 위해서는 유학이 좋겠다’고 하시면서 적극적으로 길을 열어주셨죠. 그렇게 74년도에 24살의 나이로 혼자 미국

네브래스카로 향하게 됐습니다.

Q. 네브래스카 한인회장, 한인재단이사장, 세계국제결혼여성총연합회 회장 등 미주한인회의 리더로서 한인사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이토록 오랜시간 헌신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미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인들의 영어 교육열은 매우 뜨거운 지라 한글이나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접할 기회가 흔치 않아요. 사실 이민 1.5세부터는 영어로 생활을 하니 한국어를 배워야 할 필요성을 잘 못 느끼기도 하죠. 그래도 우린 한국인이니까 최

소한 한글의 맞춤법이라도 익혔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글학교를 운영했고 한국 전통문화와 예절 등을 가르치며 문화를 전수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어요. 이 모든 활동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켜내기 위한 일환이었습

니다.

Q. 열정적인 봉사와 기부를 지속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나요?

미국 내에 있는 한인회는 8개의 광역 분포로 나눠져 있는데 제가 속한 네브래스카는 중서부 지역이라 시카고에 있는 총영사관과 소통을 해왔어요. 한글학교 운영하는 데 필요한 교재 등을 영사관에서 많이 협조해주셨죠. 3.1절이나 광복절 같이 중요한 국가기

념일엔 동포들끼리 함께 만세운동을 하기도 했고, 독립투사의 자제분들을 위해 마음을 함께 나누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네브래스카 같이 작은 지역일수록 한인 네트워크는 단순한 인맥의 수준을 넘어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저를 비롯해 미국인

주류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교포들에게 한인들과의 소통은 삶에 없어선 안 될 감초와 같습니다. 치열한 삶을 살다가 한인들과 만나게 되면 너무 즐겁고 행복했기 때문에 열정을 다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미국 백인 남성 주류 사회에서 동양인 여성으로서 성공적인 기업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성공을 거두기까지 동문님께 중요한 자원은 무엇이었나요?

미국 SBA(Small Business Administration)에서 발행하는 비즈니스 인증을 받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운 일이에요. 특히 소수 민족으로서 인증받는다는 건 하늘에서 별 따기와 다름없죠. 제가 운영했던 LP Custodial&Supply는 미국 내 관공서를 관리하는 용역업체인데요. 작은 일에서부터 최선을 다해 섬기는 마음으로 사업을 운영했고 나중에는 미국 LAX 공항 관제탑의 용역까지 계약해내면서 확장해 나갈 수 있었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동양인 여성이지만 언제나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또한 겸손한 마음

으로 사업을 추진했어요. 어디서나 정직하고 성실했던 것이 나이를 잊고 오늘까지 활동하게 만드는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동문님의 향후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요?

기업도 경영했고 한인회를 위해 참 다양한 일을 해 왔어요. 이젠 사업을 내려놓고 여생을 좀 즐기면서 살라고 주변에서 많이 말씀하시지만 저는 힘이 닿는 데까지 일하면서 살고 싶어요. 제게 있는 재능과 역량을 썩히지 않고 계속 활동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한양에 와서 저와 동향인 학생 중 생활이 어려운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의 후견인으로 학업을 뒷받침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는데요. 그렇게 우리 다음 세대를 살아갈 청년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아들딸처럼, 손주처럼 잘 키워주고 멋진 사회의 일원이 되는데 힘을 보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